[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설날 음식 ‘만둣국’

입력:01/18 22:44 수정:01/18 22:54

설날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메뉴가 있다. 예로부터 설날에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인 만둣국이나 떡국이 그것이다. 충청·전라·경상도 등 한반도 남부에서는 떡국을, 황해·평안·함경도 등 북부에서는 만둣국을 설날 차례 상에 올렸다. 필자는 어머니가 함경도 분이셔서 어려서부터 만둣국에 입맛을 들였고, 명절이나 손님 대접할 때 또 가족이 오랜만에 모일 때는 어머니와 식구들이 함께 만두를 빚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 ‘자하손만두’ 만둣국



▲ ‘만두집’ 만둣국

만둣국은 떡국에 비해 손이 많이 가지만 더 정성스러운 음식으로 여겨지므로 설이나 손님 대접에 좋은 메뉴다. 먼저 잘게 다진 김치, 숙주와 으깬 두부에서 물기를 꽉 짜낸 후 다진 돼지고기, 마늘, 생강 등 양념을 더해 잘 섞어서 만두소를 만든다. 그다음 만두피를 손바닥에 놓고 만두소를 얹어 모양 있게 만두를 빚는다. 마지막으로 소고기장국 또는 사골국물에 만두를 넣고 간을 해서 끓인 다음 그릇에 담아 고기 고명, 계란지단, 실고추 등을 얹어 완성한다.

▲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

만두는 원래 중국에서 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북 지방에서 만둣국을 많이 먹었다. 그러나 이제는 전국 어디서나 계절에 상관없이 즐기는 우리의 고유 음식이 됐고, 이에 따라 맛을 자랑하는 식당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건너편 작은 골목 안에 ‘만두집’이 자리잡고 있다. 강남 개발 초기인 1983년부터 이곳에서 시작한 추억의 만둣국집이다. 주인 할머니는 2004년에 돌아가시고 지금은 딸이 하고 있다. 맑은 고깃국에 이북식으로 빚은 큰 만두가 딱 6개 들어가는데, 고명도 얹지 않은 단아한 모습이다. 풍성한 맛의 만두와 매콤한 국물이 너무 잘 어울린다. 1988년 만두집 골목 바로 앞 대로변에 외식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맥도날드 1호점이 한국에 상륙했다. 당시 햄버거를 먹으러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행렬 옆으로 만둣국을 먹으러 다녔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만두집은 34년째 그 자리에서 건재하고 있지만, 햄버거 가게는 이미 사라졌다. 그 자리는 대형 옷가게가 차지하고 있다.

종로구 부암동 창의문 인근에 ‘자하손만두’가 있다. 양옥집을 깔끔하게 개조해서 운치 있게 단장한 집으로, 다소 외진 곳에 있으나 마니아들은 다 알아 용케도 잘 찾아온다. 다양한 만두 메뉴가 있지만 메인은 만둣국이다. 대접에 만두가 바람개비처럼 모양새 있게 배열돼 멋들어지게 담겨 나온다. 국물은 양지를 우려 간장으로 간을 해서 심심하고 깨끗한 느낌이다. 떡만둣국을 시키면 대접에 컬러풀한 만두와 조랭이떡이 함께 나온다.

여의도에는 여의도역 인근 빌딩 3층에 자리잡은 ‘진진’이라는 만둣국 전문집이 있다. 이 집의 메인 메뉴는 손만두 떡국이다. 구수한 사골육수와 한입에 들어가는 크기의 만두, 쫄깃한 떡국을 넉넉하게 준다. 매콤하게 양념한 양지, 지단, 김, 파가 고명으로 얹어 나온다. 매운 양념의 양지고명을 잘 풀면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더해진다. 고급스러운 맛이다. 본관과 별관이 마주 보고 있지만 여의도 직장인들로 점심 때는 줄이 길다.

동대문구 용두동에는 1967년에 개업해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개성음식점인 ‘개성집’이 있다. 개성식 손만두로 크지는 않으나 호박, 숙주나물 등으로 속이 꽉 차 있다. 국물은 뽀얀 사골 국물로 구수하고 담백하다. 따로 시키는 오이소박이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개성 조랭이 떡국도 한다.

설날을 앞두고 고향 생각이 날 때, 옛날 어머니 손맛이 그리워질 때 더욱 생각나는 음식이 바로 만둣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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