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창석도 “효과 없다”는 태반주사… 靑 몰래 사용?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업데이트 2016-12-06 21:43
입력 2016-12-06 17:58

서 원장, 2009년 논문서 ‘무용론’

대통령 주치의 재임 기간인 작년 3개월간 태반주사 150개 靑반입
靑 의무시스템 허술한 운영 논란

박근혜 대통령이 태반주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전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과거 태반주사에 대해 ‘효과가 없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 원장이 태반주사 처방에 대해 “모른다”고 함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치의가 무용론을 주장한 주사제를 대통령이 몰래 사용할 정도로 청와대 의무시스템이 허술하게 운영됐다는 의미여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 원장은 2009년 12월 대한폐경학회지에 발표된 ‘갱년기 장애에서 인태반 추출물 주사제의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평가’ 논문에 제2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는 2007년 9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상계백병원, 중앙대 용산병원 등 5개 병원을 찾은 40세 이상 갱년기 증상 여성 12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논문은 태반주사에 대한 효과를 조사한 최초의 다기관 연구로 주목받았다. 서 원장 등 연구팀은 환자를 태반주사 처방군과 위약(僞藥·가짜약) 처방군으로 나눠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태반주사는 피로, 안면 홍조, 발한, 두통, 과민반응, 우울감 등 주요 갱년기 증상에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원장 등 연구팀은 “태반주사 처방군과 위약군 모두 높은 비율의 증상 호전이 있었고, 위약군은 가짜약 효과로 갱년기 장애 증상의 개선이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인태반 추출물의 갱년기 장애증상의 호전과 관련된 객관적인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서 원장은 대통령 주치의로 활동할 당시 태반주사 처방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도 “적어도 내가 배석한 진료에서는 태반주사나 마늘주사를 놓지 않았지만, 내가 모를 때 들어갈 수 있는 상황 등에 대해서는 보지 못해서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은 지난 5일 국회 청문회에서 “(태반주사가) 처방됐다”고 시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태반주사는 서 원장이 대통령 주치의였던 지난해 4월과 11월, 12월에 50개씩 청와대에 납품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6-12-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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