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화학·호텔 M&A - 지배구조 개선 속도내나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업데이트 2016-09-30 00:16
입력 2016-09-29 22:24

‘최악’피한 신동빈 향후 과제는

매출 큰 화학 인수 재추진 가능성
호텔롯데 상장 성공 여부 주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롯데그룹은 숙제를 받았다. 그룹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신 회장과 그룹이 한 다짐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2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그룹은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지고 고치겠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그룹 정책본부도 “검찰 수사로 불가피하게 위축됐던 투자 등 중장기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롯데가 돼 국가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상생협력 등 기업문화 개선, 사회공헌 확대 등을 담은 그룹 혁신안을 다음달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의 수사로 중단된 인수·합병(M&A)과 투자는 화학과 호텔 중심이다. 롯데케미칼은 미국의 석유화학회사 액시올사를 인수하려 했으나 검찰의 압수수색 3일 뒤인 지난 6월 13일 인수를 포기했다. 액시올은 이후 경쟁사인 미국 웨스트레이크에 팔렸다. 롯데케미칼이 액시올 인수 추진 당시 밝힌 목표는 다양한 제품 라인 구성과 함께 세계적 종합 화학회사로 도약하는 것이었다. 화학 분야는 롯데그룹 전체 매출에서 15%가량을 차지한다. 신 회장은 이를 매출 비중 40%대의 유통만큼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석유화학 분야의 M&A가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신 회장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삼성의 화학 계열사 3곳을 인수한 바 있다.

호텔롯데는 검찰 수사로 상장 외에도 해외 면세점과 유명 호텔 인수 등을 접었다. 호텔롯데는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중국 선양, 하와이 등에 호텔과 리조트, 태국 방콕과 일본 오사카 등에 면세점을 새로 열고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면세점과 브랜드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의 지주사에 해당한다. 따라서 호텔롯데를 상장시키면 일본 롯데홀딩스와 국내 롯데 계열사와의 연결고리가 약해진다. 한국 롯데의 매출(84조원)은 일본 롯데 매출(4조 5000억원)의 18.6배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에 이어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등 7개 우량 계열사의 상장도 검토 중이었다. 검찰의 수사 진행 과정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나 호텔롯데를 상장시키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계열사 간 지분 정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67개다. 지난해 순환출자 고리(416개)의 16.1%로 대폭 줄었지만 이는 전체 대기업집단이 가지고 있는 순환출자 고리의 71.3%에 해당한다. 일본과의 지분 관계도 보다 많이 공개될 예정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6-09-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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