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이 크림빵 아빠 뺑소니” 아내 신고 4시간 만에 자수해

업데이트 2015-01-30 05:22
입력 2015-01-30 00:32

“죄송하다” 시인… 차량은 ‘윈스톰’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에 자수했다. 부인이 술을 마신 남편의 얘기를 듣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 주효했다. 용의자의 사고 차량은 전날까지 경찰이 특정한 승용차가 아니라 SUV 차량이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헛다리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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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크림빵 뺑소니’로 불리는 사건의 용의자가 29일 밤 11시 8분쯤 자수해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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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흥덕경찰서 관계자는 29일 “이날 오후 7시쯤 용의자 허모(37·서원구 개신동)씨의 아내가 경찰에 전화해 남편을 설득 중인데 경찰이 출동해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신고했다”면서 “이후 남편과 연락이 닿지는 않았지만 신고 4시간 만인 11시 8분 허씨가 스스로 경찰서에 찾아와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자수 당시 허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로 사실상 시인했다. 경찰은 허씨를 특가법상 도주 차량 혐의를 적용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낮에 사고 현장 주변에서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추가로 확인해 회색 계통의 윈스톰을 용의 차량으로 특정했다. 경찰이 이번에 확보한 동영상은 사고 지점에서 17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건물에 부착된 CCTV에 찍힌 것이다. 경찰은 이 CCTV를 통해 피해자 강모(29)씨가 걸어간 시간과 용의 차량이 사고 현장을 통과한 시간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 강씨의 무릎 주위가 크게 다친 점을 주목해 그동안 승용차를 용의 차량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왔기 때문에 초동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임용고사 응시를 돕기 위해 화물차 기사 일을 하던 강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 30분쯤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졌다. 당시 강씨가 임신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하던 것으로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그를 ‘크림빵 아빠’로 부르며 안타까워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15-01-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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