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병 폭행·추행’ 남경필 아들 집행유예 2년 선고

업데이트 2014-09-23 09:02
입력 2014-09-23 00:00

재판부 “죄질은 나쁘나 동종전과 없고 반성해 기회 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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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5군단 보통군사법원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인 남모(23) 병장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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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병 폭행과 추행 혐의로 기소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 남모(23) 병장에 대해 22일 군사법원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육군 제5군단 보통군사법원에서 곽정근 대령(305경비연대장) 심리로 열린 남 병장 사건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선임으로서 업무가 미숙한 후임병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나 범행을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반복해 죄질이 나쁘다”며 이 같이 선고했다.

다만, “동종 전과가 없고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볼 때 실형 선고가 어려우며 피고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직무수행 중 범행으로 볼 수 없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업무를 하다가 피고인이 피해자를 다른 곳으로 데려간 것으로 직무 수행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봐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군 검찰은 “약자인 후임병에 대해 여러 차례 아무런 죄의식 없이 범행을 저지르고 법정에서도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직접적인 성적 접촉은 없었지만 일반인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이고 도덕 관념에 비추어 추행죄도 유죄”라면서 “군의 건전한 생활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의 모 부대에 근무하는 남 병장은 지난 4월 초부터 8월 초까지 맡은 일과 훈련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후임병 A 일병의 턱과 배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전투화를 신은 상태로 찬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7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생활관 침상에서 또 다른 후임병인 B 일병에게 자신의 성기를 꺼내 보이며 성적인 발언을 하거나 뒤에서 껴안는 등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남 병장은 피고인 신문에서 폭행과 추행 부분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가족같이 생각해 그랬는데 너무 섣부르고 어리석은 행동이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에 검찰과 재판부는 ‘가족같아 그랬다’는 남 병장의 진술에 대해서 집중 추궁했다.

군 판사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생각하지 않고 그런 행동을 하면 용서받기 어렵다”고 질책했다.

남 병장은 “윤 일병 사건 이후 교육을 받고 (내 행동이) 범죄사실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럴 것이란(처벌받을 거란)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면서 “무책임했다”고 답변했다.

남 병장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 2명을 포함해 중대원들 47명이 모두 자필 탄원서를 작성한 점, 피해자들의 부모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또 “유명 정치인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피고인이 사실 관계 외적인 것으로 더 강한 처벌을 받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정은 취재진과 남 병장의 가족 등으로 꽉 찼다. 남 경기지사는 이곳을 찾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직무수행중 범행’ 여부를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간의 대립이 이어지자 한 차례 휴정한 뒤 오후 4시 재판을 재개했다. 이어 오후 4시 30분께 다시 휴정한 뒤 재판을 속개 선고를 내렸다.

한편, 남 병장은 이 사건으로 기소되기 전인 지난 1일 자로 상병에서 병장으로 진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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