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11일 이혼→13일 아들 가혹행위 통보→17일 공개사과

업데이트 2014-08-20 16:19
입력 2014-08-20 00:00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갈수록 커지는 파문

남경필 경기지사가 장남의 후임병 폭행·성추행 및 사건 축소·은폐 의혹으로 정치 인생에 커다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최근 부인과 이혼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어둠의 터널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남 지사는 이달 11일 이혼하고 13일 아들의 군 가혹행위를 통보받았으며 17일 공개사과를 했다. 하지만 파문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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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표정의 남경필 지사
어두운 표정의 남경필 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양주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을지훈련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육군은 남 지사의 장남 남모(23) 상병에 대해 후임 폭행 및 추행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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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장남 남모(23) 상병에 대한 구속영장이 19일 기각됐다.

육군 6사단 군사법원은 이날 “범죄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피의자가 범행을 자백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범행의 정도가 아주 중하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남 상병은 소속부대로 복귀했으며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된다. 군 검찰은 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기로 했다.

군 당국이 사건을 은폐하고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인권단체 등에서 제기된 가운데 남 상병에 대한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수사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남 상병 측이 국선변호인 대신 사선변호인을 요청하는 등 영장실질심사에 적극 대비한 반면, 군은 ‘봐주기 영장 청구’를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남 상병은 조사 초기 “성추행은 장난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가 이후 혐의를 인정하는 등 말을 바꾸기도 했다.

남 지사의 행보를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남 지사는 지난 13일 군 당국으로부터 사건을 통보받고도 이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원 나혜석 거리에서 호프 한잔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분위기 짱”이라며 태평하게 술을 마시는 소식을 올렸다. 또 12일 한 일간지에 군 복무 중인 아들들을 걱정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보냈는데 13일 사건을 통보받고도 기고문을 자진 철회하지 않았다. 결국 기고문은 15일자 신문에 고스란히 실렸다. 이 때문에 남 지사가 사건이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믿고 태연하게 ‘연기’를 하다 사건이 알려지자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 지사 측은 “기고문은 이미 12일에 보낸 뒤 15일에 게재됐지만 늦게라도 철회 요청을 하지 않은 점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은 어쨌거나 불찰”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 지사와 부인 이지씨가 지난달 28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고 11일 이혼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정 내용에는 양측이 위자료나 재산 분할 등의 분쟁을 벌이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이혼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989년 결혼한 두 사람은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4 지방선거 때도 이씨는 남 지사의 선거운동을 돕지 않았고 투표장에도 나오지 않아 ‘불화설’이 돌았다.

남 지사 측은 “이혼 사유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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