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수도원 간부, 순진한 수녀들 꼬드겨…

업데이트 2014-08-01 11:33
입력 2014-08-01 00:00

건물 신축공사 하도급 계약서 조작 사기 ‘쇠고랑’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주형 부장검사)는 천주교 수녀들을 속여 억대의 수도원 공사비를 가로채는 등 혐의(사문서위조, 사기 등)로 이모(57)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의 한 여자 수도원에서 관리국장으로 일하던 이씨는 2008년 5월 수도원이 한 건설업체에 맡긴 건물 신축공사의 일부를 자신의 친인척인 인 임모(45·기소)씨 업체가 하도급받은 것처럼 계약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와 함께 계약서를 위조한 임씨는 이후 수도원을 찾아가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해 1억 5000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도원은 수녀들이 속세를 등지고 평생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직접 농사를 짓거나 수공업 작업을 해 생활비를 자급자족하는 이른바 ‘봉쇄 수도원’이다.

이씨는 이곳 수녀들이 세상물정에 어둡다는 사실을 알고 신축공사 업무를 맡아 범행을 계획했다.

이씨는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다른 수녀원 신축공사 경험이 있고 방송기자로 근무하며 로마 특파원도 해봤다”고 거짓말을 해 수녀들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 수도원에서 공사비를 부풀려 16억원을 빼돌린 혐의가 적발돼 기소된 이씨는 2011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검찰은 이씨 등에 대해 재수사를 한 끝에 사기 혐의 등을 밝혀내 추가 기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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