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떠나자 北선수들 싸움질 하며…

업데이트 2014-07-23 09:59
입력 2014-07-23 00:00

“수력발전소 건설” 김정은 지시… 面前서 반대한 간부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추진하는 정책에 당·정·군 간부들이 공공연히 반발하거나 지시가 현장에 잘 먹히지 않는 현상이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는 23일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의 영도력에 균열이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기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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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남자축구 대표팀의 검열경기를 관람했다고 노동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그동안 100여 일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김 제1위원장의 바로 옆자리에 앉은 모습이 눈에 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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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따르면 한 대북 소식통은 22일 “김정은이 최근 북한의 발전 용량 확대와 관련한 내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수력발전소 건설을 강조했으나 일부 고위 간부가 ‘원자력발전소 건설 이전에는 전력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며 “김정은이 크게 분노해 그 자리에서 이들을 해임하고 계급을 강등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은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의 경수형 원자로 건설이 핵실험 여파로 무산된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지시에 따라 희천댐·청천강댐 등 대규모 수력발전 건설로 방향을 바꿨다. 김정은은 ‘외세’의 도움이 필요 없는 수력발전을 강조했지만, 간부들은 그것만으로는 전력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항변한 것이다.

이 소식통은 “최근 김정은이 군부대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떠난 후 판정에 불만을 품은 선수들이 심판을 집단 구타하고, 선수단 내 하급자가 상급자를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면종복배(面從腹背)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 군부 내에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마식령 스키장 등 각종 건설 공사에 동원되면서 불평·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건설 과업에 대해 불평을 하던 군 간부가 최근 적발돼 처벌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난 5월 평양시 평천구역 안산 1동의 23층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김정은이 웃는 모습으로 공개 활동을 하는 장면이 보도된 데 대해 비난 여론도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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