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체육인 왜곡 극심…폭력·결핍·실패 이미지”

업데이트 2014-04-23 14:53
입력 2014-04-23 00:00

흥행영화 속 체육인 이미지 분석 논문 눈길…”도 넘은 왜곡 개선해야”

체육계 비행이 연일 도마에 오르는 가운데 체육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짐작하게 하는 논문이 나왔다.

폭력적이고 뭔가 모자라며 실패를 거듭하는 사람이라는 과장·왜곡된 인식이 있어 이를 개선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주제다.

고려대 체육학과 류태호 교수와 한만석, 이지은 강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영화 속 체육인의 이미지 분석’을 한국스포츠개발원의 계간 학술지인 ‘체육과학연구’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체육인이 등장하는 영화 가운데 2000년 이후 개봉돼 관객 100만명 이상을 유치한 흥행작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스포츠 자체를 감동 소재로 한 ‘국가대표’, ‘우생순’ 같은 흥행작은 특별히 집중적으로 체육 덕목을 강조하는 영화라서 분석에서 배제됐다.

선택된 영화는 신라의 달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괴물, 하모니, 황해, 오직 그대만, 수상한 고객들, 내가 살인범이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전설의 주먹 등 총 10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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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범이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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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영화는 일상을 살아가는 체육인의 이미지를 은연중에 노출하는 것으로 판단돼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들 영화에 나오는 체육인의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폭력, 결핍, 실패 등 세 가지 짙은 특색을 찾아냈다.

체육인들은 대다수 영화에서 대사와 행동을 통해 폭력적 성격을 노골적으로 나타냈고 일부는 폭력과 직결된 직업을 지니기도 했다.

이들 등장인물의 주된 특성은 보통 사람들과 달리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라서 소외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어려운 가정환경, 경제적 궁핍, 도덕적 결함, 낮은 지적 수준 등 다양한 형태의 결핍이 나타났다.

인생 실패도 영화 속에서 체육인들이 겪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되풀이됐다.

폭력사건 따위로 운동을 그만두거나 가족들과 관계가 뒤틀렸거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는 등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연구진은 영화 속에서 체육인이 이처럼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일차적 원인을 체육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서 찾았다.

감독들이 영화를 만들 때 체육인을 손쉽게 부정적 배역을 삼는 것 자체가 사회에 내재한 체육인에 대한 인식을 대변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영화 속 체육인의 이미지는 지나치게 왜곡됐다는 점은 명백해 이를 바로잡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23일 “소수 체육인의 부정적 언행과 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반복되면 대다수 체육인이 그렇다고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소 관심도 없던 사건을 소재로 삼아 바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낼 수 있는 영화의 영향력이나 파편적 이미지로 대중에 그릇된 인식을 심을 수 있는 영화의 각인효과를 고려할 때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우려다.

연구진은 “무분별하게 반복되는 체육인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로잡을 대책이 필요하다”며 “긍정적 미디어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 적극적 대처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최근 흥행한 영화에 나타난 체육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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