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로티노·문선재·최형우 등 ‘부업 포수’ 눈길

업데이트 2014-04-21 10:41
입력 2014-04-21 00:00

포수자원 소모시 야수의 포수 기용 승부수…넥센·LG·삼성·SK 등 활용

2014프로야구에서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면서 야수의 포수 기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외국인 외야수 비니 로티노(34)를 ‘제3의 포수’로 낙점했고, LG 트윈스도 문선재(24)를 포수로 기용하며 효과를 봤다.

삼성 라이온즈는 최형우(31)와 박석민(29), SK 와이번스도 김강민(32)과 최정(27), 나주환(30) 등을 포수 자원을 모두 소모했을 때 포수로 기용할 수 있는 야수로 보유하고 있다.

20일 경기 기준으로 SK는 1군 엔트리에 3명의 포수를 넣었고 나머지 8개 구단은 포수 2명으로 엔트리를 채웠다.

SK도 포수로 등록한 이재원이 지명타자나 대타로 활용되고 있어 사실상 정상호·조인성 등 2명의 포수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1군 엔트리가 26명으로 제한된 탓에, 포수의 수를 늘리기 어렵고 경기 막판 각 구단 사령탑은 전략을 짜는데 애를 먹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대부분 팀 선발라인업 중 가장 느린 야수가 포수”라며 “포수가 주자로 나섰을 때 대주자를 기용하려고 해도 수비를 생각하면 머뭇거리게 된다”고 말했다.

로티노에게 포수 수업을 시키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경기 막판 활발한 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염 감독은 “로티노가 포수를 볼 수 있으니 포수 타석에 두 번 대타를 쓰거나, 포수가 출루했을 때 두 번 대주자를 기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티노는 외국인 왼손 투수 밴 헤켄이 선발 등판할 때, 선발 포수로 등장한다.

하지만 다른 투수가 던질 때도 경기 막판 ‘교체 포수’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염 감독은 1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허도환을 선발 포수로 내세웠다가, 7회말 수비 때 박동원으로 교체했다.

4-6으로 추격한 8회초 공격 때는 박동원 타석에 이성열을 대타로 기용했고, 8회말 수비부터 로티노가 좌익수에서 포수로 이동했다.

이날 넥센은 7-6으로 역전승했다.

19일에는 LG가 대전 한화전에서 야수에게 포수를 맡겼다.

이날 LG는 7회초 선발 포수 윤요섭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대주자 박용근으로 교체했고, 7회말 수비 때 등장한 포수 최경철은 9회초 무사 1루에서 대타 임재철로 바뀌었다.

2-7에서 시작한 9회초 공격에서 LG가 5점을 뽑으며 동점을 만들었고, 김기태 LG 감독은 이날 2루수로 출전한 문선재를 포수로 기용했다.

문선재는 9회말 2사 1루에서 2루를 노리던 한화 김경언을 잡아냈다.

그러나 10회에는 이용규의 도루를 막지 못했고, 이용규는 고동진의 우전안타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야수로 등록된 선수 중 포수 마스크를 쓴 선수는 로티노와 문선재 둘 뿐이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만약을 대비해 포수 훈련을 한 야수는 더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최형우와 박석민이 캠프 때 틈틈이 포수 훈련을 했다”며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생기면 최형우·박석민 순으로 포수 기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수 출신 외야수 최형우는 지난해 8월 23일 대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8회 등장해 2이닝을 막았다.

SK 최정은 2011년 6월 27일 잠실 LG전에서, 김강민은 2011년 9월 9일 문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포수로 교체 출전했다.

나주환이 스프링캠프에서 잠시 포수 훈련을 받으면서 ‘예비 전력’은 3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야수의 포수 출전’은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이만수 SK 감독은 “야수가 투수의 변화구를 받는 것은 무척 위험하다. 실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부상 위험도 따른다”고 경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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