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 규제 확 풀린다…1년 넘던 진단기기 심사 ‘80일’로

8월부터 소아당뇨 부담↓…인슐린펌프 주사기·바늘 건보적용

내달부터 소아당뇨(1형 당뇨) 환자들의 의료기기 구매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또 새로 개발된 진단기기나 의료기술이 환자 진료에 이용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대폭 단축된다.

확대보기

▲ 소아당뇨 학생과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보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열린 의료기기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 방안 정책 발표를 마친 뒤 의료기기 전시 부스를 방문, 소아당뇨 학생 정소명 군과 어머니 김미영 씨(가운데)와 함께 이오플로우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시연을 보고 있다. 이 기기는 환자에게 부착 후 전기삼투 펌프 모듈로 인슐린을 주입하는 일회용 패치형 약물 주입기이다. 2018.7.19
연합뉴스

19일 정부가 발표한 ‘혁신성장 확산을 위한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 방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달부터 인슐린펌프(자동주입기)의 재료인 펌프용 주사기·주삿바늘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연속혈당측정기 재료인 혈당측정기용 센서에 대해서는 세부기준을 마련한 후 급여화할 방침이다.

이들 제품은 선천적으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소아당뇨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의료기기이지만 국산제품이 없어 해외 구매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소아당뇨 어린이가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자동주입기를 쓰면 학교에서 혈당 체크와 주사를 놓는 부담이 줄어든다. 이들 기기는 약 700만 원이고, 센서와 주사바늘 등 교체에 따라 연평균 780만 원이 소모성 재료비로 쓰인다.

복지부는 소모성 재료의 1인당 소요 비용의 최대 90%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보험 적용을 받는 재료들은 혈당측정 검사지, 채혈침, 인슐린 주사기, 인슐린 주삿바늘 등 4개 품목에 불과하다.

정부는 소아당뇨 환자 보호자들이 해외 제품을 구매하면서 범법자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한 환자 어머니는 피를 뽑지 않고서 혈당을 측정하는 의료기기를 해외에서 구매해 다른 환자 가족들에게 제공했다가 무허가 의료기기 수입혐의로 고발됐고,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7월부터 환자의 요청이 있으면 식약처 산하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직접 의료기기를 수입해 환자에게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의료기기 산업을 미래형 신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규제혁신 방안도 제시했다.

안전성이 확보된 의료기기는 ‘포괄적 네거티브’(사전허용-사후규제) 방식으로 규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혈액과 분변 등을 이용해 체외에서 건강상태 등을 진단하는 체외진단검사 분야 신기술은 내년부터 사후규제를 받는다. 안전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침습적인 의료행위를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실제 환자 진료에 적용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대폭 단축된다. 현재는 의료기기 허가에서부터 기술평가까지 3단계에 걸쳐 최대 390일이 걸렸으나, 내년부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80일 이내에 실시하는 허가 심사만 일단 통과하면 시판이 가능하다.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체외진단기기협의회는 “그동안 체외진단기업들은 식약처 허가 이후 신의료평가를 거쳐야 하는 등의 규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규제 혁신으로 국내 우수한 기술력의 체외진단 제품이 질병 진단과 예방 시장을 선도해 국민 건강과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로봇 등을 활용한 혁신·첨단의료기술도 사후규제 대상이다. 안전성이 확보된 기술이라면 우선 시장진입을 허용하고, 제한된 의료기관에서 3∼5년간 임상자료를 축적하게 한 후 재평가를 한다. 사후평가에서 효과가 입증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시킨다.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거쳐야 하는 신의료기술평가에 소요되는 시간도 최대 490일에서 390일로 줄어든다.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지금 당장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하는 연구문헌이 부족하다고 해도 ‘잠재가치’를 추가적으로 고려해 시장 진입을 허용한다.

정부는 혁신적 의료기기 연구개발(R&D)과 사업화를 이끌 병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산병협력단’ 등 병원의 의료기술 특허 사업화 전담할 수 있는 자체 조직 설립도 허용키로 했다.

또 의사가 환자 진료경험을 토대로 혁신적 의료기기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연구의사’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이 국내 의료기기 산업분야가 성장하고,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1/4

  • 영상뉴스

    페이스북 카카오톡 플러스 카카오스토리 유튜브

    알짜배기 뉴스만 쏙쏙!! SNS에서 바로 보는

    회사소개 로그인 PC버전 TOP으로

    이용약관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박찬구)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